여름 마지막 날, 폭우에 젖은 지게차 배터리 이야기
월요일, 8월 31일. 새벽부터 비가 주룩주룩 왔어요. 달력으로는 오늘이 여름의 마지막 날인데, 별 인사 한마디 없이 김포는 아침부터 강한 비가 계속됐습니다. 운양동 금포로의 저희 배터리 가게는, 이상하게 이런 날 전화기가 조용해요. 다들 차를 안 끄나 봅니다.
그 조용함이 여덟 시 반쯤 깨졌습니다. 옆동네 물류창고 팀장님이었어요. "물량터가 물에 담겼는데 지게차가 물속에 그대로 서 있어요." 여긴 장마만 오면 하수 역류로 물이 차는 자리라더니, 하는 수 없이 오늘은 수동 잭으로 화물을 옮길 거라면서도 목소리가 영 꺼림칙한 겁니다. 전압 체크기랑 마른 걸레 싣고 나섰죠.
물에 젖은 배터리라는 사건
도착해보니 물량터는 발목까지 오는 물웅덩이였고, 전동 지게차는 그 속에 고개 숙이고 서 있었어요. 사람 손 먼저 넣으시려는 분들이 간혹 계시는데, 젖은 배터리에서는 방전보다 감전이 먼저입니다. 메인 스위치를 자르고 커넥터를 뽑는 것부터 했습니다. 손이 물에 잠긴 채로 만지면 안 되는 물건이 세상엔 꽤 많아요.
배터리를 끌어내려 목재 파레트 위에 올리고, 단자랑 배터리 몸체에 달라붙은 물기를 닦고, 선풍기 바람 쐬어서 말렸습니다. 제일 위험한 건 그 자리에서 "일단 좀 충전해 보자"며 플러그를 꽂는 거예요. 젖은 커넥터에 전기가 들어가면 단락으로 한 방에 배터리를 보내버립니다. 팀장님이 그날 아침 바빠서 위로 빼는 걸 늦렸다며 머리를 긁적이더라고요.
flooded battery: kill the main switch first, pull it out, dry it, then think. 물기 남은 커넥터에 전원 들어가는 순간, 배터리는 거의 끝이다.
전압을 재보니 아직 버틸 만한 숫자가 나오더라고요. 다행히 배기구 쪽으로 내부까지 물이 들어간 기색은 없었습니다. 만약 그 안까지 물이 차올랐으면 그건 충전 얘기가 아니라 교체 얘기가 돼요. 2층 충전 구석으로 올려서 한 물돌림 채워 넣고 나왔습니다. 지게차 배터리 같은 산업용은 침수가 그 순간에 죽는 게 아니라, 부식이 슬금슬금 기어와서 두어 달 뒤 조용히 가는 일이 많거든요. 한동안 평소보다 유심히 봐달라고 부탁해뒀어요.
비 피러 온 손님과 국수 한 그릇
가게로 돌아와 열시 반에 옆집에서 국수를 말아먹었어요. 차양에 떨어지는 비 소리가 반찬이었다면 좋았을 텐데, 그냥 조용히 후루룩 먹었습니다. 저녁 무렵엔 횡단보도에서 비를 피하다가 은색 세단을 끌고 들어온 아주머니 한 분이 계시더라고요. 그냥 좀 앉아 있어도 되냐길래, 앉으시는 김에 보닛이나 열어보자 했습니다.
단자에 하얀 산화물이 앉아 있었지만 시동은 아직 걸리는 차였어요. 단자 클리너로 밀어내고 접속부 다시 조여드렸더니, 비 오기 전보다 시동 소리가 괜찮지 않냐고 물어보시네요. 맞는 말이라 제가 웃었습니다. 좌석에 있던 감을 하나 꺼내 손에 쥐여주시고 가셨는데, 그 감이 또 은근히 시었지요. 아마 장보러 가시던 길이었나 봐요.
여름이 간 날
저녁에도 비는 그치지 않았어요. 퇴근하면서 월곶 쪽 논 앞을 지나왔는데, 물이 좀 들어와 보였습니다. 올가을 벼베기가 조금 늦어지려나 싶은 생각이, 젖은 앞유리 너머로 들녘을 보며 잠깐 들더라고요.
여름이 오늘, 제대로 젖으며 퇴근했더라고요. 내일도 비가 온다는 예보라 내일모레쯤 개면 그때 단자 한번씩 들춰보셔도 좋고요. 비 온 뒤 시동이 영 맥을 못 추는 차가 생기거나 창고에 물 맞은 배터리가 있다면, 그냥 전화 한 통 주세요. 비 오는 날에도 저희는 나갑니다.
장마철 침수·방전, 미루지 마세요
에스비테크는 자동차 배터리와 산업용 배터리(지게차·전동팔레트·UPS 등)를 취급하는 김포 운양동 배터리 전문점입니다. 침수 점검부터 교체·견적까지, 비 오는 날에도 전화 주세요.
전화 문의: 031-985-7315 이메일 문의: pst1001@naver.com